여러분! 왜 이러십니까?

우리는 다음 안식일에 회당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날은 성안의 모든 사람들이 다 모인 듯 회당 안에 사람들이 가득 차서 발 디딜 틈도 없었습니다. 

예수를 그리스도로 받아들이지 않는 유대인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들을 따르는 것에 시기하는 마음이 생겼을 것입니다. 

저들은 터무니없는 말로 나를 비방하고 ‘그 말도 되지 않는 소리 집어치우라!’고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그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가 내가 그들을 향해 말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마땅히 하나님이 택하신 유대인인 당신들에게 먼저 전해야 할 것이지만, 

당신들이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이방인에게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내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방인을 위해서 전도하는 사람으로 나를 세우시겠다고요.”

그 날 그 자리에서 우리의 전도를 받은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믿고 하나님을 찬송했습니다. 

 

그렇게 되자 믿지 않으려는 유대인들은 그 지방의 귀부인들과 유지들을 동원해서, 

우리 일행을 성 밖으로 쫓아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도 하나님이 듣는 이의 마음을 열어주시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 것입니다. 

듣는다고 다 믿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자가 믿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하나님의 말씀이 믿어지는 것은 말할 수 없이 큰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나와 바나바는 신발을 털고 거기를 떠나, 

안디옥에서 동남(東南)쪽으로 약140km 쯤 떨어진 ‘이고니온’으로 갔습니다. 그 곳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이고니온’에서 복음(福音)을 전할 때 회당(會堂)에 모인 대부분의 사람들이 믿고 따랐지만, 

믿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믿지 않으려는 사람들은 작당(作黨)을 해서 나와 바나바에게 욕설(辱說)을 퍼붓고, 

우리를 돌로 쳐서 죽이려 했습니다.

어느 때나 전도(傳道)를 방해하려는 세력은 있게 마련입니다. 

나는 다시 그곳을 떠나 ‘루스드라’와 ‘더베’로 가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하루는 루스드라에 사는 앉은뱅이 한 사람이 군중들 사이에 끼어서 내가 전하는 말씀을 열심히 듣고 있었습니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앉은뱅이가 되어 한 번도 스스로 걸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람이 내 눈에 띄었는데 그 사람은 자신의 처지를 잊어버린 듯 완전히 내가 전하는 말씀에 빠져있었습니다. 

순간 내 마음에 성령의 감동이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로 가서 말했습니다.

“당신 발로 지금 당장 일어서보시오!”  내 말이 떨어지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평생 한 번도 걸어보지 못했던 앉은뱅이가 벌떡 일어서서 걷고 뛰기 시작한 것입니다. 

모인 무리들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서로 수군댔습니다. 

"저 바울이라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야! 신이 사람의 탈을 쓰고 내려온 것이지!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하기야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사람이 어찌 다 알 수가 있겠습니까? 

문제는 사람들이 그 기적을 내가 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나바는 말 잘하는 ‘쓰스’라는 신이 내려온 것으로 여기고, 

나는 기적을 행하는 ‘허메’라는 신이 내려온 것으로 여겼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사람들은 평소 우상에게 제물을 드리는 저들의 습관대로, 

쓰스 신당을 모시는 제사장을 앞세워 송아지 한 마리와 화관(花冠)을 가지고 와서, 

나와 바나바 앞에 상을 차려놓고 둘러서서 제사(祭祀)를 지내려 했습니다. 

그 광경을 목격한 나와 바나바는 황급(遑急)히 그들을 제지하며 성난 소리로 말했습니다. 

 

“여러분! 왜 이러십니까? 이게 무슨 짓입니까? 우리는 신이 아닙니다. 

우리도 여러분들과 똑 같은 사람입니다. 제발 이러지 마십시오. 

우상에게 제사하는 헛된 일을 버리라고 말씀드리고 있는 우리들에게 제사를 드리겠다니요? 

더 이상 이런 헛된 일을 버리고 천지와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께로 돌아오십시오!”

 

잘못된 신앙은 사람을 신격화(神格化)하는 길로 가기가 십상입니다. 

믿음의 대상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요, 모든 영광은 사람에게가 아니라 하나님께만 돌려져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남을 가지고 왜 사람이 행한다고 생각을 하는 것입니까? 

전하는 자는 하나님의 능력의 도구로 쓰이는 것뿐입니다. 

나도 그렇게 하나님의 도구로 쓰이고 있는 것뿐임을 사람들은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기적은 내가 행하려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필요로 하실 때 나타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면 나뿐만 아니라 어떤 사람을 통해서도 기적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아무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사용해 주심을 감사할 것뿐입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