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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방 2/마가복음

바라바는 놓아주고

by ongdalsem 2021. 1. 18.

"마가복음 151-15절"

 

세상은 똑똑한 사람을 찾는다. 누가 뭐래도 내 자식만은 똑똑한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세상 모든 부모들이 똑똑한 자녀를 만들기 위해 온갖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그러면 과연 무엇이 똑똑한 것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똑똑하게 사는 것인가?

 

3년 동안 열심히 예수를 따라다니던 사람 가운데 가룟 지방 출신 '유다'가 있었다.

3년동안 먹을 것 제대로 못먹고, 입을 것 제대로 못입고편안한 잠 한번 제대로 자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집안 식구들을 편안하게 해 줄만큼 벌어놓은 것도 없다.

그나마 그가 속한 그룹의 회계 책임자가 되어서,

가끔씩은 그 돈으로 표 나지 않게 용돈을 쓰기는 했지만 감질나는 일이었다.

천국의 소망을 가지고 예수를 따라다니고는 있으나 그것도 그리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유다에게 큰 제안이 들어왔다

제사장들과 서기관들로부터 모종의 협상이 들어온 것이다.

예수를 넘겨주면 은 30 량을 줄테니 잘 생각해 보라는 것이었다.

유다는 그 날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선생님을 따르자니 돈이 아쉽고, 돈을 따르자니 선생님을 배반해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30 량이면 적은 돈이 아니다. 당시에 노예 한사람의 몸값이 은 30 량이었다.

예수님 따라다녀 가지고는 결코 만져볼 수 없는 큰돈이다. 월급쟁이 일년 월급쯤 되는 큰 돈이다.

 

유다는 결심을 굳혔다. 30 량을 택하기로 했다.

선생님을 배반했다는 소리쯤 좀 들으면 어떠랴 싶었다.

유다는 적어도 그 순간만은 자기가 정말 똑똑한 사람으로 생각되었다.

그래서 유다는 감람산에서 집회를 마치고 내려오던 밤에,

예수를 로마 병정들의 손에 넘겨주었다. 이제는 고생 좀 면하는가 싶었다.

 

대 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장로들은 예수가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아주 재미있었다.

무슨 일이고 이들이 마음만 먹으면 안 되는 일이 없었고,

로마 총독들도 자기들의 자리를 제대로 유지하려면 이들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었다.

총독들이 좀 어렵게 하면 군중들을 선동하여 민란을 일으킬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 총독은 로마 정부로부터 책임 추궁을 당하고 물러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자기들 뜻대로 무엇이나 되는 줄 알고 있던 그들에게겁 없이 도전장을 낸 사람이 생겼다

예수가 바로 그 사람이었다.

출신이 어디인지도 분명치 않은 가난뱅이 목수의 아들이,

병자를 고치고, 이적을 행하면서 민심을 흉흉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예수를 좇는 무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장로들은 스스로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할까 하고 머리를 맞대고 계책을 연구하던 그들은 결론을 내렸다.

예수를 따르는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을 매수하기로 한 것이다.

자기들이 직접 나서면 세상의 이목도 있고 하니 그럴 수는 없고,

제자에게 배반을 당한 것으로 일을 꾸미고, 나름대로 편안히 살고있는 군중들을 선동하면,

자기들은 쑥 빠지고 그야 말로 감쪽같이 예수를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자기들의 세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장로들은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었다.

 

어느 나라에나 고난받는 계층이 있는가 하면,

권력의 비호 아래서 나름대로 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소위 말하는 기득권세력이라는 것이다.

공산주의든 자본주의든 배부르고 등 따뜻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무리들이다.

이들은 어떤 이유로든 세상이 어지러워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들은 항상 술잔을 들고 건배할 때도 이대로하고 외치는 무리들이다.

 

어느 날, 제사장들과 서기관, 그리고 장로들로부터 사람들에게 연락이 왔다.

중요한 일이 있으니 모두 공회당으로 모이라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공회당으로 모여들었다.

예수라는 자가 이상한 소리를 하고 다니는데 저러다가 무슨 폭동이라도 나면,

총독이 강경 진압을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모두가 함께 어려운 지경에 빠지게 될 것이니,

이런 일을 함께 힘을 합해서 막아야 할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세상을 어지럽히는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아 죽이고, 

독립운동을 한답시며 민란을 일으키고 사람을 죽여 살인범으로 구속된 바라바라는 자가 있는데,

자기들이 옆에서 도와 줄테니 힘을 모아서 그를 석방되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다.

 

군중들은 그것을 옳게 여겼다혼란에 빠져서 고생하는 것보다는 이대로가 더 좋다고 생각했다.

군중들은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빌라도가 군중들을 향해서 예수를 놓아주랴 바라바를 놓아주랴 물었을 때,

그들은 예수는 죽이고 바라바를 놓아달라고 했다.

 

빌라도는 당시에 유대와 사마리아 지방을 다스리던 로마 총독이었다.

그와 그의 아내는 예수가 무슨 변란을 일르키려 하는 것이 아님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할 수만 있으면 예수를 놓아주려고 세 번이나 판결을 연기했다.

빌라도는 아내로부터 공연히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일에 나서지 말라는 조언을 듣기도 했다.

 

예수가 죽을죄를 진 것이 아님은 분명한데, 군중들은 십자가에 매달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고,

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장로들은 은근히 그렇게 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는 것이다.

저들이 시기하고 있는 예수를 도와주었다가는 어떤 화가 미칠지 모르는 일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자기의 목이 날아갈 판이다. 신중하게 처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빌라도는 똑똑한 사람이므로 똑똑하게 일을 처리했다.

 

그래서 군중들을 향해 말했다.

당신들이 그렇게도 이 시람을 벌 주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그 책임은 전적으로 당신들이 저야 합니다“.

그리고는 물을 떠오게 해서 손을 씻으며 말했다. “나는 이 일에 무죄하다!

그래서 빌라도는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히게 내어주고, 살인자 바라바는 놓아주었다.

어렵던 일이 깔끔하게 잘 마무리가 된 것이다.

 

예수는 잘못한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로마 정부의 황제인 가이사를 축출하고 대권을 잡아 보겠다고 역적모의를 한 것도 아니요,

빌라도 총독을 갈아치우자고 군중을 선동하지도 않았다.

 

병든 자를 고쳐 주었고,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었으며,

실망과 좌절 가운데 있는 이들에게 하늘나라의 소망을 심어주었다.

그게 권력을 얻는 길도 아니요, 명예를 얻는 길은 더욱 아니며,

물질적인 풍요함을 얻는 길은 더욱 아니었다.

 

그것은 정부 고위층과 사회적 저명 인사들에게 미움을 사고, 시기와 질투를 불러일으키는 일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고 적당히 고관들의 비위를 맞추며 편하게 살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었다.

그런데 그 쉬운 길을 버리고 스스로 고난의 길을 택한 것은,

세상의 눈으로 볼때 참으로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이다.

 

똑똑한 사람들은 절대로 그런 길을 택하지 않는다.

좀더 편안하게 사는 길이 있는데 왜 굳이 십자가를 지겠다는 것인가?

빌라도가 예수에게 변명할 기회를 몇 번이나 주었다. 그러나 예수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세상 사람들은 기회만 주어지면 자기 변명하기에 바쁜데,

왜 예수는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어리석게 당하고만 계셨는가?

결국 살인자 바라바는 풀려나고 무죄한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혔다.

 

똑똑한 유다는 예수 팔아서 번 돈 한푼도 써보지 못했다.

깔끔하게 일을 잘 처리했다고 생각한 똑똑한 빌라도는,

세상 끝 날까지 무죄한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도록 내어준 자라는 오명을 씻지 못하게 되었다.

군중심리에 휩쓸려서 예수 대신 바라바를 택한 똑똑한 유대인들은,

그 이후 혹독한 고난을 치룬 것을 역사적 사실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똑똑한 강도와 어리석은 강도가 예수의 옆에 나란히 십자가에 달렸다.

똑똑한 강도는 예수가 별 볼일 없는 사람인줄 벌써 알았다.

제 몸 하나도 구원하지 못하는 주제에 누구를 구원하겠다고 큰 소리를 치는 것인가?

그래서 예수를 보고 말했다. “어디 한번 그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시지?”

 

어리석은 강도는 정말 바보 같은 소리를 했다.

십자가에 못 박혀서 맥없이 죽어 가는 예수를 바라보며,

나는 비록 죄를 지고 죽지만 당신은 억울하시지 않습니까?

만약 당신이 대권을 잡게 되거든 나를 좀 기억해 주십시요”(23:42)

그 때, 예수는 그 강도를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염려하지 마시오, 틀림없이 당신이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요!했다.

 

하나님은 회개하는 자에게 구원의 은총을 베푸신다.

예수를 팔아먹은 유다도, 그를 십자가에 못 박도록 내어준 빌라도도,

그리고 무죄한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고 살인자 바라바를 택한 군중들도,

그 이후 자기들의 잘못을 회개했다는 기록이 없다.

 

무죄하면서도 어리석게 자기를 십자가에 내어 던지신 예수에게,

하나님은 지극히 높은 이름을 주셨다세상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그 앞에 무릎을 꿇게 하셨다.

오늘도 예수는 못박고 바라바는 놓아주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내가 그 중의 한사람은 아닌가?

하나님은 하나님의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똑똑한 삶을 살기를 원하신다.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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