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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방 2/요한복음

당신은 누구입니까

by ongdalsem 2020. 11. 25.

요한복음 1장 19-28절

 

사람이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지식은 자기를 바로 아는 것이다. 내가 누구인가? 나는 무엇 하는 사람인가? 소위 말해서 Identity를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이 자산의 삶을 올바로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것이 분명치 않으면 주어진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게 되거나, 아니면 자기의 분수에 넘치는 일을 해서 삶을 어렵게 끌고 가기도 하는 것이다.

본문에 등장하는 세례자 요한은 자기 정체 의식이 분명한 사람이었다. 요한은 대대로 제사장 집안인 아버지 사가랴와 어머니 엘리사벳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탄생은 이미 천사의 입을 통해서 예고되어 있었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라. 그가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많은 이스라엘 자손을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할 것이요, 주를 위하여 세운 백성을 예비하리라.”(1:13-)

그는 장성해서 유대 광야에서 떠돌면서, 약대 털옷을 입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고 살았다고 성경이 기록하고 있다. 그가 하는 일은 세상을 두루 다니며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 하고 외치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 당시의 상황이 요한의 이런 행동을 별로 달답게 여기지 않고 있었다. 특히나 당시의 소위 대다수 기득권 세력으로부터는 많은 반발을 샀다. 저들은 비록 로마 총독의 지배아래 있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비교적 안정적인 삶을 누리고 있었던 것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집권충의 비행을 지적하고 회개를 촉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자기의 목숨을 내어 놓아야 하는 일이기도 한 것이다. 세상 어느 누가 그런 힘든 일을 앞장서서 하려고 하겠는가

 

특별한 시대적 사명을 부여받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아무튼지 요한은 이 외침 때문에 수많은 소외된 사람들이 그를 따랐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사회 지도계층으로부터 요 주의 인물로, 사회를 불안하게 하는 선동자로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사람이 혹 우리가 다리고 있는 그리스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소식이 예루살렘에 전해지자 몇몇 제사장들과 레위인 들이 요한에게 와서 물었다. “당신이 누구요? 누군데 함부로 회개하라 마라 하는 거요?”(19) “당신이 뭔데 감히 아브라함의 자손인 우리들을 책망하는 거요?” 하고 따지고 드는 것이다. 요한은 정말 혹독하게 그들을 비판했다.“독사의 자식들아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의 조상이라 말하지 말라!”고 외쳤던 것이다.(3:7) 비위를 뒤집어 놓는 이런 말을 듣기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같은 말을 해도 말하는 이의 신분에 따라 듣는 이의 태도가 달라지는 것이 세상인심이다. 전해지는 말이 중요한 것이지 전하는 사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진리의 말씀은 누구에 의해서 전해지든지 간에 진리임이 틀림없다.

많은 사람이 자기를 따르고 있고, 세상이 두려워 할 만큼 세력이 형성되었다. 이쯤 되면 추종세력을 믿고 한번 일을 벌여 볼만 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자기 정체를 바로 보지 못하면 이런 상황에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요한은 분명하게 자기 정체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분명히 말했다. “나는 그라스도가 아니요!”(20)

제사장들과 레위인 들이 계속해서 물었다. “그러면 당신이 도대체 누구요?” “당신이 엘리야요?” “아니면 우리가 기다리는 선지자요?"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도대체 당신의 정체가 뭐요?" 하고 따지고 들었다. 요한은 대답했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닙니다. 나는 선지자도 아닙니다. 엘리야도 아닙니다." “나는 주의 길을 곧게 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입니다.”(23) 자기에게 유리하다 싶으면 아닌 것도 그렇다고 말하는 것이 이 세상의 모습이다. 그러나 요한은 자기에게 대해서 진실했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말했다.

요한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분명하다. 내가 회개하라고 외치는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고, 나에게 관심을 두지 말라는 것이다. 아무리 위대한 선지자도 선지자일 뿐 그리스도가 아니라는 말이다. 오늘 많은 사람들이 전해지는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우리기보다, 전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두고 있다. 그래서 교회가 어지러워지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자는 사람들의 관심을 자기에게로 집중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향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이 받으실 영광을 사람이 가로채는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요한은 사람들의 집요한 물음에 분명히 자기의 정체를 밝혔다. “나는 주의 길을 예비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요!” 아무리 유명한 설교자요 교사라 할지라도 장차 오실 그리스도의 소식을 전하는 자일뿐이다. 모든 전도자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를 통해서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해야 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많은 소리가 있다. 소리는 어떤 의사를 전달하고는 사라지는 것이다. 요한은 모든 존귀 영광은 주님께 돌리고 자기는 그저 기쁜 소식을 전하고 사라지는 소리의 역할로 만족했다.

나도 세상으로부터 당신은 누구요?” 하는 질문을 받을 수 있다. 어쩌면 자금 이 순간에 하나님께서 나를 향해 묻고 계시는지도 모른다. “너는 누구냐? 너는 무엇 하는 사람이냐?” 요한은 자기의 정체를 분명히 함으로 목숨을 걸고 주의 길을 예비했다. 그래서 세상 아무것도 그를 두려워하게 하지 못했다.

내가 그리스도인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세상에 기쁜 소식을 전하며 모든 존귀 영광 하나님께 돌리고 사는 삶이 진정으로 은혜 받은 삶일 것이다.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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