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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생각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by ongdalsem 2020. 6. 24.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많은 교회들이 예배당으로 모이지 못하고 인터넷으로 온라인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큰 교회는 큰 교회대로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대로 어려움이 말이 아닐 것이다. 크고 화려한 건물을 자랑하고 재정(財政)이 넘쳐나던 교회나, 규모가 작아서 담임목회자에게 최소한의 생활비도 지급하지 못하던 교회나 모두 평준화된 셈이다. 이 시점에서 교회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언젠가 이 비상사태가 끝나면 교회들은 또다시 건물을 자랑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을 자랑하고,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사도 바울은 유대인의 아들로 태어나, 세상이 부러워하는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 예수 믿는 사람들을 핍박하기에 앞장섰던 자기가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가 되었고, 그 이후에 무엇을 했는가에 대해 그의 편지들을 통해 말했다. 그는 평생 여러 지역으로 다니며 선교활동을 하고, 여러 교회와 여러 동역 자들에게 쓴 편지에서 복음을 전하는 사역자들이 가져야 할 태도와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그리스도인답게 살아야 하며, 교회들이 어떤 모습으로 꼴 지워져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하 말했다. 그 바울이 만약 살아서 지금 이 시대의 교회들과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을 보고 있다면 그는 무슨 말을 할까 하고 생각해 보다가, 바울이라면 아마도 다음과 같이 말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세상에는 많은 교회가 있고 그 중에는 엄청난 규모의 대형교회도 있습니다.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몇 가지 문제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교회 건물이 왜 그리 크고 화려해야 합니까? 예배 장소야 눈 비 새지 않고 바람만 막으면 되는 것이 아닙니까? 왜 건물에다가 수 천만 불을 쏟아 부으며 그 건물을 유지하기 위해서 또 엄청난 돈을 쓰면서, 은행에서 빌린 돈 갚느라고 허덕여야 합니까? 교인들이 하나님께 드린다고 드린 것이 은행으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고 그렇게 한다는 핑계를 대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게 정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일까요? 혹 세상에 자랑하고자 하는 마음이 숨어있는 것은 아닐까요? 남보다 많이 모으고 남보다 크게 지어야만 성공했다는 소리를 듣게 되는 이 세상의 성장주의 유혹에 빠진 것은 아닐까요? 

  생각해 보아야 할 일입니다. 교회 건물을 그렇게 크고 화려하게 지어야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신다는 말씀이 성경 어디에 있습니까? 수십 년이 걸려서 화려하게 지어놓은 예루살렘 성전을 보시고,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모두 무너지리라.’(막13:2) 역사적으로 보면 중세시대 교회가, 르네상스의 영향을 받아 교회 건물을 크고 화려하게 지으려 하다가, 자금이 모자라니까 면죄부를 판매해서 충당한 일이 있는 것을 여러분들도 아시지 않습니까? 하나님이 그것을 기뻐하셨을까요? 대형교회가 많아지기보다는 소형교회가 많아져야 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무엇 때문에 신학교는 그리 많이 세우는 것입니까? 그렇게 수백 명씩 매년 교역자를 만들어서 한 교회로 다 들여보낼 것입니까? 예배처소는 여러 곳에 흩어져 있어서 누구나 차를 타고가지 않고도 가까운 예배당을 찾아 예배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은 것 아닙니까?

  아무래도 오늘 날 교회가 그 본질에서 벗어나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오늘 날의 대형교회를 보면 교회라고 이름을 붙이기보다는 차라리 엔터테인멘트 센터라고 하거나 아니면 커뮤니티 센터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 교회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요. 오늘 날 많은 교회목회자들이 지나치게 성장주의 문화에 빠져있는 것 같이 보입니다. 예배당을 크게 짓고, 교인수가 많으면 성공을 한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실패한 것으로 여깁니다. 과연 그런 것일까요? 하나님은 그것을 어떻게 보실까요? 언젠가 한국의 남해안에 전체 주민도 그리 많지 않은 조그만 섬에서 출석교인 다섯 가정도 안 되는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목사를 만난일이 있습니다. 그 목사는 성공한 것일까요? 아니면 실패한 것일까요?

  목사 안수를 받기위해서는 사역지가 있어야 하니까, ‘부름 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 찬송을 부르면서 안수를 받고 광산촌으로 들어가 목회를 시작했던 어떤 목사에게서는, 언제나 그 곳을 떠날 수 있을까만 생각하며 몇 년을 견뎠다는 고백을 듣기도 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아무래도 사역자들의 자세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째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존경을 받던 사역자가 하루아침에 파렴치(破廉恥)범이 되고 감옥으로 가게 되는 것입니까? 그게 과연 세상 사람들이 본받을 만한 일입니까? 그러면서 어떻게 ‘내가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은 것처럼 나를 본받으라!’고 외칠 수 있을까요?

  전도를 위해 사람들을 훈련시키고 선교에 앞장서도록 격려하는 일은 참 좋은 일이지만,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그들이 우선 공부를 열심히 하고 맡은 일에 성실하도록 가르치기를 먼저 해야 할 것입니다. 한참 공부해야 할 학생들이 공부는 안 하고 모두 선교사로 나가야 한다면 학교는 왜 필요합니까? 직장인들이 자기가 맡은 일은 소홀히 하고 전도에만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 직장에는 뭐 하러 나가는 것입니까?

  어떤 사람들은 말하기를, 복음 전도가 가장 중요한 일이라면서 그 길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라고 사람들을 그리로 몰아가는데, 그런 말은 특별히 복음을 위해 부름을 받은 사람들이 자기 고백으로 하는 말입니다. 세상 모든 것은 모두 헛된 것이니 모두 버려야 한다면, 세상 모든 사람이 다른 일은 다 팽개치고 전도만 해야 한다면,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겠습니까? 예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정치인은 정치를 잘해야 하고, 사업가는 사업을 잘 해야 합니다. 교육자는 바르게 잘 가르쳐야 하고, 학생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모두 사도로 부르지 않으셨습니다. 각각 주신 사명이 다릅니다. 그러기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각자 자신의 삶의 현장이 바로 복음 증거의 장소임을 알고, 그리스도인답게 주어진 일을 성실히 감당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러다가 혹 특별하게 하나님이 복음 전도자로 부르실 때 그 길을 가면 되는 것입니다. 물론 하나님이 어떤 사람에게는 어려서부터 그 길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셔서, 처음부터 그 길을 가기를 간절히 원하는 가운데 하나님이 이루어 주시기도 하겠지요.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생활에도 짚어보아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무슨 생각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까? 예수 믿으면 복 받는다니까 그래서 신앙생활을 합니까? 사업이 번창해서 감사하고, 질병이 나아서 감사하고, 자녀가 잘되어서 감사하고, 건강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까? 그렇지 않으면 안 믿을 것입니까? 내 소원이 이루어지면 믿고 아니면 안 믿는 것을 온전한 믿음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나는 분명히 말하는데 복음을 위해서 내가 죽어야 한다면 그것도 감사할 것입니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긴다고 입으로는 고백을 잘 하는데 과연 그렇게 살고 있습니까?

  같은 말씀을 전하는데도 어째서 소위 인기 있는 목사의 말은 은혜가 된다며 박수를 치고 비교적 유명세를 타지 못하는 설교자의 말씀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입니까?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 전해지는 말씀만 하나님의 말씀이고 사람들이 적게 모인 곳에서 전해지는 말씀은 하나님의 말씀이 아닙니까? 성경에 하나님의 말씀이 사람의 귀를 즐겁게 해 준다는 말씀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한 것입니다.(딤후3:16) 귀를 즐겁게 하는데 유익한 말씀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세상 사람들은 바른 교훈을 받지 않으려 하고,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자기의 사욕을 채워주는 스승을 가까이 두려 하며, 진리의 말씀보다 유머 같은 허탄한 이야기 듣기를 좋아합니다.(딤후4:3-4) 신앙생활은 입과 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손과 발로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멘’도 입으로만 해서는 아무 유익이 없습니다. 손과 발로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이라고 딴 세상에서 사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과 똑 같이 이 세상을 사는 동안에 해야 할 주어진 일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나름대로 충실하게 감당해야 합니다. 믿음으로 산다고 하면서 각자에게 맡겨진 사명을 소홀히 하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의 자세가 아닙니다. 믿는 사람들은 믿지 않는 사람들보다 더 신실(信實)하게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에게 본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5:16)"

(옹달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