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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생각

요한 처럼 살지 않으려면

by ongdalsem 2020. 8. 30.

꽤 이름이 알려진 성경 신학자 한 사람이 죽어서 하나님 앞에 갔다. 

하나님이 물으셨다.

“이름이 무엇인고?”

그가 대답했다.

“아무개 이옵니다.” 

대화가 계속 이어졌다. 

 

“아, 자네가 바로 그 유명한 성경학자로구나! 사람들이 하도 유명한 사람이라고 떠들어대서 나도 이미 알고 있었지!”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황공무지로소이다!” 

“무슨 연구를 그렇게 많이 했는고?” 

“요한 신학을 연구했습지요. 수년 동안 요한복음과 요한 서신을 연구하고 가르쳤습니다.” 

“그래? 그럼 요한복음을 쓴 사람을 직접 만나보는 것도 좋겠구나!” 

 

하나님은 천사에게 요한을 데려오라고 명하셨다. 

“하나님 어찌 저를 부르셨습니까?” 

“아, 여기 평생 네 신학을 연구한 사람이 와 있기에, 서로 대화를 나누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불렀다.” 

 

요한이 성서 신학자에게 물었다. 

“제 신학을 연구했다고요? 신학이란 뭘 말하는 것이지요?” 

“아…그러니까…신학이 뭔가 하면…사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나 할까요, 뭐 그런 겁니다.” 

“아, 그럼 학자님께서 평생 제 사상을 연구하셨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제 사상을 무슨 방법으로 연구하셨나요?” 

“양식 비판이라는 방법을 사용해서 연구했지요.” 

“그게 뭘 어떻게 하는 것이지요?” 

“아, 그것은 성경 텍스트 양식을 비판하는 작업입니다. 좀 어려운 작업이지요.”

“그럼, 제 사상이 그렇게 어려운 작업을 통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어려운 것인가요?”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아, 이 사람아, 이 학자의 머리가 저렇게 하얗게 쉰 것을 보면 모르겠나?” 

그러시고는 천사에게 성경학자가 썼다는 ‘요한신학’ 이라는 책을 가져오게 하셨다. 

“내가 대충 읽어보니, 요한 네가 쓴 것 보다 훨씬 분량도 많고, 이해하기도 어렵구나. 너도 한번 읽어보아라!”

‘요한 서신’을 한참 훑어보던 요한이 말했다. 

“하나님, 제 사상이라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정말 몰랐습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그래 이런 책을 세상에서는 무엇이라고 부르느냐?” 

“보통 말하기를 주석이라고 합니다.” 

“아, 그래. 어려운 것을 풀어 쉽게 설명한다는 뜻인 게로구나.” 

“그렇습니다.” 

 

“그래? 그런데 이게 왜 이렇게 이해하기가 어려우냐? 이래서야 보통 사람이 어디 쉽게 이해할 수가 있겠느냐? 

네가 썼다는 이 ‘요한신학’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또 다른 주석을 써야 하겠구나.” 

성경학자는 얼굴이 빨개졌다. 

 

하나님이 또 물으셨다. 

“그래 이 책이 많이 팔리기는 했느냐? 돈은 많이 벌어들였느냐?” 

“예. 지난 20년간 15판을 찍어 팔았고, 판당 5백만 원 정도 인세를 받았으니, 대충 7천 5백만 원 정도 벌었지요!” 

“그래? 그 많은 돈은 다 어디에 썼느냐?” 

“생활비로 모두 들어갔습니다. 저는 학자니까요!” 

 

“아니, 그러면 요한복음을 가지고 돈을 벌어서 너 혼자 다 썼다는 말이냐? 

원 저자인 요한에게는 땡전 한 푼도 안 주고 네가 다 먹었어?” 

몸 둘 바를 모르고 우물쭈물하고 있는 학자에게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요한 사상을 평생 연구하면서, 요한처럼 살지 않으려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 수고를 했단 말이냐? 돈 벌려고?”  

 

(옹달샘)

 

*이현주 토막이야기 

‘옹달샘은 샘이다’ 중, ‘요한처럼 살지 않을 바에야’를 조금 수정 편집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