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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방 2/마가복음

너희가 주어라

by ongdalsem 2020. 7. 21.

마가복음 6장 30-44절

  중국 전국시대 제나라 사람 맹상군은, 후세 사람들로부터 멋진 인생을 산 사람으로 널리 알려진 사람이다. 이런 맹상군도 자기가 거느린 3,000명의 식객을 치다꺼리하기가 무척이나 힘들었던 모양이다. 당면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고민하던 그는 이 문제의 타개책으로, 자기의 식량이 나오는 설(薛) 지방 사람들로부터,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가 있는 돈을 받아야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이 일을 ‘풍환’이라는 종에게 맡겼다. 맹상군의 명을 받고 출발하기에 앞서 풍환은, 사명을 완수하고 돌아올 때 사 가지고 올만한 것이 없는가를 맹상군에게 물었다. 이때 맹상군은 집안에 없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상관이 없다고 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풍환이 주임에게 빚진 사람들의 생활을 살펴보니,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에 풍환은 맹상군의 이름으로 그들의 빚을 모조리 탕감해 주고 말았다. 빈손으로 돌아온 풍환을 보고 화가 난 맹상군이 불쾌한 표정으로 힐책을 하는데, 풍환은 태연하게 말했다.

  ‘제가 목적지에 도착하여 그 사람들에게 돈을 받으면 무엇을 사가지고 돌아올까 궁리해 보니, 이 집에 없는 것이라곤 오직 의 하나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의를 구하다 보니 결국 불쌍한 사람들의 빚을 다 탕감해 주게 된 것입니다. 결국 저는 만금을 주고 정의를 사 가지고 왔으니, 주인을 위해서는 이보다 더 잘 한일이 업다고 믿습니다.’라고 넉살 좋게 말하는 것이었다. 이 일이 있은지 얼마 후 맹상군은 제나라 왕의 미움을 사서 정승자리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이렇게 되자 3천 명의 식객들은 자신들의 보신을 위하여 뿔뿔이 흩어졌고, 그는 결국 자기 몸 하나 안심하고 맡길만한 곳이 없는 처량한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때 풍환은 주인을 설 지방으로 인도했다. 맹상군은 거기서 의외의 환대를 받았고 아울러 설지 방을 근거지로 하여, 다시 멋지게 기사회생함으로써 그의 진면목을 온 천하에 과시하게 되었다.

  예수께서 빈들로 가시자 많은 무리들이 따라왔다. 예수께서는 '목자 없는 양'같이 방황하는 이들을 보시고 불쌍히 여기사, 이들에게 천국복음을 들려주셨다. 어느덧 해가 저물자 제자들은 이들에게 먹을 것이 없으므로 걱정했다. 그러자 예수님은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하시면서 '오병 이어'의 기적을 행하사, 5천명 이상을 배불리 먹이셨다. 예수님은 우리의 영(靈)적 굶주림뿐만 아니라, 육(肉)적 굶주림까지 풍성하게 채워주시는 능력의 주님이시다. 자신의 허기진 배를 채우시기 위해서는 40일의 금식기도 후에도 사단의 유혹을 물리치셨다. 그러나 그를 따르는 무리를 보시고 불쌍히 여겨 이적을 행하신 것이다. 암탉이 병아리를 그 날개 아래 모음같이, 택한 백성을 불쌍히 여기시고 보호하시는 것이다.

  제자들은 따라온 사람들 각자가, 자기 능력에 따라 자기 돈을 내고 사먹게 하자고 예수께 권한다. 그러나 여기에 큰 문제가 있다. 돈을 가지고 있으면 사먹을 것이다. 그러나 없는 사람은 어쩌란 말인가? 그들은 굶어야 하는가? 제자들의 대책은 공동체의 각 개인이 각자의 문제를 알아서 해결하게 하자는 것으로 무척 합리적인 것 같으나, 자칫 문제 해결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생명을 잃게 되는 무책임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하나의 공동체로 같이 움직이면서 말씀도 같이 들었던 공동체가, 이제 먹는 문제만큼은 비 공동체적으로 해결하자고 하는 것이다. 공동체 의식의 부재와 공동체적 문제 해결을 기피하고 있음을 잘 보여 주고 있다. 한 가족으로 말씀을 같이 들었으면 밥도 같이 먹는 것이 예수께서 원하시는 것이다. 영혼과 육체가 하나이듯 신앙과 육신도 하나다. 배운 교훈과 삶은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비 공동체적인 해결 방안에 대해 예수께서 그의 방법을 말씀하신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라!' 예수께서는 공동체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하신다. 왜 바깥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가? 가능하면 안에서 해결할 것이다. 이 말씀은 명령형으로 되어 있다.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이다. 제자들은 문제 해결의 책임이 자신들에게 떨어지자 수긍하고 그렇게 움직인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여전히 예수 공동체 밖에서 해결하려는 것이다. 즉 돈을 만들어 공동체 밖으로 나가서 양식을 사 오자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는 간접적이나마 여전히 외부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도 거부하시면서, 철저히 공동체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하라고 명하신다. 계산, 획득 방법, 획득 통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제자들과는 달리, 우선 현재 가지고 있는 것, 즉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시는 것이다. 우선 공동체 안에 떡이 얼마나 있는지를 파악하라고 하셨다. 공동체의 문제는 우선 공동체 안에 있는 자원을 파악하고, 그것을 가지고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자 제자들은 예수의 말씀을 좇아 순종했다. ‘파악하고’ 와서 보고했다. 떡 다섯 개와 생선 두 마리가 있다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한 아이가 가지고 있던 보잘 것 없는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5천명을 먹이시는 이적을 행하셨다(요 6:9). 여기 '보리떡'은 제일 값싼 떡이요, ‘물고기'는 멸치 정도의 작은 고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이처럼 적은 소유라도 전부 예수께 바쳐졌을 때, 5천 명 이상이 먹고도 남는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났다. 예수님은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천 명을 먹일 수 있는 능력이 있으시다. 그러나 우리에게 있는 것을 내어 바쳐라 하시고, 그것을 이용하여 큰 이적을 이루시는 분이시다. 하나님의 기적을 보기 원한다면 내게 있는 것이 무엇이지 그것을 드려야 한다. 시간을 드리면 시간으로부터 자유를 누리게 하신다. 물질을 드리면 물질로부터 자유를 누리게 하신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나올 때, 모세가 들고있던 것은 마른 막대기였으나 그것이 하나님께 드려질 때 능력의 지팡이가 되었다.(출 4:2) 사랑을 드리면 사랑으로 충만하게 된다. 기쁨을 드리면 기쁨으로 충만하게 된다. 감사를 드리면 감사할 것으로 충만하게 된다. 하나님께 드리는 것은 씨를 심는 것이다. 30배 60배 100배의 열매를 맺게 된다. 시편 기자는 노래했다. 여호와의 집에 심겼음이여 우리 하나님의 궁정에서 흥왕 하리로다.(시 92:13)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명을 먹이고도 남은 것이 열두 광주리에 차게 된 이 놀라운 이적을, 인간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나 그가 바로 인간의 몸을 입고 우리 죄인을 구하러 오신 하나님이신 사실을 믿는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하나님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는 하나님이시다. 이 분이 바로 우리를 긍휼히 여기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심으로, 우리에게 영생의 선물을 안겨 주신 예수 그리스 도시다. 이 분이 바로 부활하셔서 지금도 살아 역사하시는 주님 이시오, 연약한 우리를 불쌍히 여기사 하나님 우편에서 우리를 위해 간구하시는 분이시다. 약하고 강한 것이 문제가 아니다.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다. 내게 있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하나님께 드려질 때, 하나님의 창조의 손길이 함께 하심으로 오늘도 오병이어의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 기적을 체험하고 살자. 성경은 말씀한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태복음 6:33)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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