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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방 1/민수기

당나귀가 하는 말

by ongdalsem 2020. 8. 14.

 

민수기 2221-30

 

  사람은 귀하게 지어진 존재다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말한다. 영장이라는 말은 영적으로 어른이라는 말이다영적인 분별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그러므로 사람은 사물을 대할 때 육신의 눈으로 겉모양만 보는 것이 아니라신령한 눈을 열어서 속을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겉에 나타나는 것만을 보아 가지고는 사물을 제대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이렇게 사물을 꿰뚫어 보는 것을 가리켜서 통찰력이라고 한다. 때로 사람들이 한갖 미물인 짐승만도 못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사물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올바로 판단하지 못할 때, 듣게 되는 말이다

 

  모압 왕 발락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리고성 맞은편 모압 평지에 진을 치고 있는 것을 보고 번민하기 시작했다. 자기의 힘으로서는 그들을 막을 수 없음을 알았다그래서 당대에 유명한 복술가인 발람을 청해다가 이스라엘을 저주할 궁리를 했다(6). 모압 왕 발락은 장로들에게 복채를 두둑히 들려서메소포타미아 지방 브돌이라고 하는 곳에 살고 있는 발람에게로 보냈다제발 와서 이스라엘을 저주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이스라엘이 어떤 민족인가? 하나님이 택하시고 하나님이 친히 인도하고 계시는 민족이다그런데 그들을 한낱 점쟁이의 힘을 빌려서 물리쳐 보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하나님의 일은 사술로 막아지는 것이 아니다오히려 사술을 쓰게 되면 자기가 그 사술에 묶이게 될 뿐이다.

 

  모압 왕이 보낸 많은 예물을 가지고 찾아온 장로들을 자기 집에 묵게 한 발람은 그 밤에 하나님의 뜻을 물었다. 결과는 가지 말라는 것이었다모압 왕이 보낸 자들과 함께 가지도 말고이스라엘을 향해 저주하지도 말라고 하나님이 그에게 말씀하셨다그래서 이틑날 아침에 모압왕 발락이 보낸 사신들을 돌려보냈다. 이때까지는 참 잘 했다.

 

  모압 왕은 두 번째 또 사람들을 발람에게 보냈다이번에는 더 많은 예물을 함께 보냈다. 그리고 제안을 했다나를 위하여 이스라엘을 향해 저주하기만 해 주면, 당신을 아주 존귀한 자리에 모시겠습니다. 당신의 청은 무엇이든지 다 들어 줄 것입니다’(17). 발람은 다시 사신들을 자기 집에 묵게 하고서 말했다여호와께서 내게 무슨 말씀을 더 하실는지 알아 보리라”(19). 

 

  알아보기는 뭣을 또 알아본다는 말인가한 번 하나님의 뜻을 알았으면 그대로 할 것이지 딴 생각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성경은 발람이 재물에 눈이 어두워진 거짓 선지자라고 말하고 있다그는 불의의 삯을 사랑하여 바른 길을 떠나 미혹되었다고 말씀하고 있다.(벧후2:15).

 

  하나님의 뜻을 모름으로 잘못된 길로 가는 일이 있다그런가 하면 하나님의 뜻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굽은 길로 가는 일이 있다십중팔구는 욕심에 이끌리기 때문이다탐심이 생기면 이미 그는 사단의 유혹에 꼬리를 잡힌 것이다이틑날 아침, 발람은 나귀를 타고 모압을 향해 길을 떠났다아직 미련을 털지 못한 것이다. 모압 왕의 제안에 귀가 솔깃해 진 것이다혹 하나님이 조금만 틈을 주시면 대충 이스라엘을 저주하고, 발락의 예물을 받을 생각이다.

 

  이러한 유혹이 우리에게는 없는가믿는 자라 할지라도 달콤한 유혹에는 마음이 약해지기 마련이다세상과 조금만 타협하면 쉽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이 바로 우리로 하여금 발람의 길을 가게 하는 것이다하나님의 뜻을 저버리고 사욕을 위해 세상과 타협하는 것을 하나님은 원치 않으신다이러한 유혹을 단호하게 물리쳐야 한다. 어떻게 이 유혹을 이겨 나갈 수 있는가?

 

  성령의 인도하심을 전적으로 따라야 한다바울은 갈라디아서를 통해서 우리에게 말씀하고 있다너희는 성령을 좇아 행하라, 그리하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아니하리라’(5:16). 성령께서 분명히 내 마음속에 말씀해 주시는 것이 있는데욕심이 앞서서 그 말씀을 따르지 못한다. 그래서 육체의 욕심대로 살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을 무시하고 욕심을 따라 행하던 발람의 가는 길에 문제가 생겼다타고 있는 나귀가 갑자기 가던 길을 벗어나서 길옆에 있는 밭으로 뛰어 들어간 것이다발람은 화가 나서 나귀를 채찍으로 때렸다나귀가 이번에는 포도원으로 가는 좁은 길로 들어가서발람의 발이 담 벽에 부디쳐 발을 다쳤다. 발람은 또 채찍으로 나귀를 때렸다나귀는 이제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서서 꼼짝도 하지 않고 엎드리고 있다발람은 노해서, 가지고 있던 지팡이로 나귀를 때렸다.

 

  이 때에 기막힌 일이 일어났다. 당나귀가 발람에게 당돌하게 말을 하는 것이었다내가 네게 무엇을 하였기에 나를 이같이 세 번을 때리느냐내가 오늘날까지 네게 이렇게 하는 것을 보았느냐?’(28-30). 내가 평생 너를 순종하고 섬겼는데오늘 이런 일이 있는 것은 기필코 까닭이 있음을 왜 깨닫지 못하는냐는 꾸지람이다짐승이 사람을 꾸짖고 있었다. 발람의 우매함을 나귀가 깨우치는 말이었다.

 

  발람이 하나님의 뜻을 알고도 바로 행하지 않을 때에하나님은 그 길을 막으시고 나귀를 통해서 발람을 책망하신 것이다. 믿음으로 살려는데 왜 앞길에 생각지 않았던 장애물이 나타나는가이유도 없는데 앞길이 꽉 막히는 일이 생기는가? 멈춰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나님의 뜻을 저버리고 발람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신중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나귀의 책망을 받고난 발람은 그 때서야 눈이 번쩍 뜨였다하나님의 사자가 칼을 빼어 들고 나귀 앞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그제서야 하나님의 말씀이 생각났다하나님의 뜻은 발람이 모압으로 가지 않는 것임을 다시 깨닫게 된 것이다그래서 발람은 엎드려서 하나님의 말씀을 기다렸다. 하나님이 말씀하셨다너는 어찌하여 네 나귀를 이같이 세 번 때렸느냐 길이 내 앞에 패역함으로 내가 너를 막으려고 왔더니 나귀가 나를 보고 세 번을 돌이켜 나를 피하였느니라나귀가 만일 나를 피하지 아니하였더면 내가 벌써 너를 죽이고 나귀는 살렸으리라”(32-33).

 

  때로는 실패가, 좌절이, 절망이 오히려 발람의 나귀가 되어서 나를 살게 하는 것일 수 있다하나님은 때로, 실패와 좌절과 절망을 통해서 하나님을 떠나 패역한 길로 가는 것을 막으시기도 하는 것이다그래서 패역된 길에서 돌아서게 하시는 것이다패역이란 말은 거꾸로 간다는 의미가 있다하나님의 뜻과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이 패역이다.

 

  발람은 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즉시 돌이켜야 했다그런데 그에게 아직도 미련이 남아 있었다본문에 보니, 발람이 길을 막고 서있는 하나님의 사자에게 이렇게 말했다내가 범죄하였나이다. 당신이 나를 막으려고 길에 서신 줄을 내가 알지 못하였나이다당신이 이를 기뻐하지 아니하시면 나는 돌아가겠나이다”(34). 돌아설 때는 단호하게 돌아서야 한다. 조금도 미련을 두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몰랐을 때에는 할 수 없다 하더라도, 알았으면 빨리 돌이켜야 한다거기에 살 길이 있다. 거기에 새로운 소망이 자리하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은 돌아오는 자를 반가이 맞아 주신다. 그 때가 언제이든 상관이 없다그러나 할 수 있는 대로, 찾을 수 있을 때에 속히 찾아야 합니다. 할 수 있을 때 속히 돌아서야 한다. 하나님은 선지자 이사야를 통해서 말씀하셨다너희는 여호와를 만날만한 때에 찾으라. 가까이 계실 때에 그를 부르라악인은 그 길을, 불의한 자는 그 생각을 버리고 여호와께로 돌아오라그리하면 그가 긍휼히 여기시리라. 우리 하나님께로 나아오라그가 널리 용서하시리라’(55:6-7).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면 즉시 돌아서야 한다.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 것’(장로교 요리문답 제 1)이그런데 사람들은 다른 곳에 삶의 목적을 두려 한다. 하나님을 알지 않으려 한다비록 알고는 있으나 하나님을 즐거워하려 하지 않는다하나님의 말씀을 많이 아는 것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아는 것으로 그치면 소용이 없다그 말씀으로 즐거움을 삼아야 한다. 그 말씀 안에서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그 말씀을 따라 살아야 한다. 성경은 말씀한다. “네가 하나님은 한분이신 줄을 믿느냐잘 하는도다. 귀신도 믿고 떠느니라.”(2:19). 입으로만 믿어서는 소용이 없는 것이다.

 

  믿음으로 사는 것은 내 생각대로 사는 것이 아니다사람들의 말에 무게를 두는 것도 아니다. 세상 철학으로 사는 것도 아니다믿음은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며 사는 것이다믿음은 하나님의 말씀에 가장 권위를 두고 그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다믿음은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사는 것이다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인이 아니다(9절).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산다고 말하면서 세상 욕심을 따라가는 것은 발람의 길로 가는 것이다예수께서는,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한다”(6:24)고 분명히 말씀하셨다성령의 일과 육체의 일을 함께 이룰 수는 없는 것이다통찰력은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따르고 가까이 할 때에 주어지는 것이다여호와의 교훈은 마음을 기쁘게 하고, 여호와의 계명은 눈을 밝게 한다’(19:8)고 성경은 말씀한다. 이 통찰력이 없으면 나귀도 볼 수 있는 것을 사람은 보지 못하게 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발람의 어그러진 길을 가지 말라고 말씀하신다만물의 영장답게 신령한 눈을 바로 뜨고, 통찰력을 가지고세상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바로 보아야 한다고 말씀하신다그래서 세상이 가고 있는 패역한 길로 가지 말라고 하시는 것이다. 그리고 당나귀를 시켜서라도 깨닫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면서 살아야 한다로마서 122절에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고 했다.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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